11월 7일그날의 라피협 3

11월 7일 토요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원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만 서는 날이었는데, 공연 2주 전에 임윤찬 협연이 추가됐어요. 다섯 번 중 세 번째 라피협 3이었어요. 그날 객석에 있던 사람들이 임윤찬 갤러리에 남긴 후기로 정리했어요.

앙코르는 모차르트였어요

5일 인천에서는 앙코르로 라피협 3의 3악장 끝부분을 한 번 더 쳤어요. 7일은 달랐어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8번 a단조 K.310의 2악장을 쳤어요.

올해 리사이틀 투어에서 치던 곡이라, 대구와 울산 공연에서 이미 들은 팬들도 있었어요. 그래도 처음 듣는 것처럼 들렸다는 후기가 올라왔어요. 첫 소절이 나오자마자 꿈꾸는 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었고요. 바로 3악장까지 이어서 듣고 싶었다는 아쉬움도 같이 나왔어요.

모차르트 리사이틀 표를 못 구한 사람들은 앙코르로라도 듣고 싶다고 했는데, 이날 그 바람이 이뤄진 셈이에요. 한 사람은 이 2악장이 임윤찬이 자기는 괜찮으니 걱정 말라고 하는 혼잣말처럼 들렸다고 썼어요.

2악장에서 들린 숨소리

이날 후기에 가장 많이 나온 건 2악장이에요. 객석까지 임윤찬의 숨소리가 들렸대요. 길게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이 몇 번 이어졌고, 그걸 들으며 온 힘을 다해 친다는 게 느껴졌다고 해요.

이날이 인생 첫 클래식 공연이었다는 관객도 있었어요. 2악장에서 관객 소음과는 다른 소리가 자꾸 들려서 귀를 기울였는데, 임윤찬의 허밍이었대요. 곡을 따라 흥얼거리는 소리일 줄 알았는데, 안에서 끓어오르는 걸 내뱉는 소리 같았다고 썼어요. 음악을 듣다 운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날은 글썽였다고요.

반 클라이번 결선 실황을 매일 듣던 사람들은 같은 곡인데 해석이 다르다고 했어요. 글리산도가 그때보다 부드럽고 여렸다는 후기, 처음 듣는 음들이 곳곳에 뿌려져 있었다는 후기가 있었어요. 카덴차부터 정신이 혼미했다는 사람도 있었고요.

합창석에서 본 것

무대 뒤 합창석에 앉은 관객은 임윤찬이 오케스트라와 알솝을 자주 쳐다보는 게 보였다고 했어요. 오케스트라만 연주하는 대목에서는 임윤찬과 나란히 앉아 같이 듣는 기분이었대요.

평소엔 늘 얼굴이 보이는 자리만 잡다가, 이날 처음으로 손이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는 후기도 있어요. 연주 내내 손에서 한순간도 눈을 못 뗐대요.

첼로 쪽에 앉은 사람은 홀이 조금 울려서 첼로가 크게 나올 때 피아노가 작게 들렸다고 했어요. 다음엔 피아노 바로 앞자리를 노리겠다고요.

머리를 자르고, 나비넥타이

이날 임윤찬은 머리를 자르고 드라이를 하고 나왔어요. 나비넥타이를 맸고, 표정도 밝았어요. 닷새 연속 공연을 걱정하던 팬들은 일부러 밝게 웃어 준 것 같아 고마웠다고 썼어요. 반 클라이번 때처럼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객석 풍경

추가 공연이라 평소 임윤찬 공연 객석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어요. 초등학생을 데려온 가족도 있었고, 악기 케이스에 학교 스티커를 붙인 음대생들이 무리 지어 왔어요. 처음 온 관객이 많아서 걱정했던 팬도 공연이 끝나고는 객석 매너가 아주 좋았다고 했어요. 다들 이 무대를 정말 듣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었다고요.

날씨는 맑았고, 공연장 안도 춥지 않았대요. 지방에서 기차로 올라온 사람들은 기차가 늦어져 공연 시작 전까지 마음을 졸였어요. 프로그램북은 만 원이었어요.

남은 공연

8일 일요일 예술의전당, 9일 월요일 롯데콘서트홀 공연이 남았어요. 2부는 두 날 모두 바버 교향곡 1번과 스트라빈스키 〈불새〉예요. 앞선 공연을 본 사람들은 마지막 날 롯데콘서트홀에서 최고점을 찍을 것 같다고 기대했어요.

닷새 공연 날짜별 프로그램 → 임윤찬, 일곱 살부터 지금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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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임윤찬의 라피협 3 객석에서 · 봉클